아스페르거 증후군—극복할 수 있다
아스페르거 증후군—극복할 수 있다
「깨어라!」 영국 집필자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서라면 몇 시간이고 계속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이 매우 규칙적이며 변화가 생기면 짜증이 납니다. 불안감과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우울한 감정에 빠져 드는 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상하다거나 까다롭다거나 버릇이 없다는 말도 듣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이나 몸짓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느끼는지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것은 아스페르거 장애라고도 하는 아스페르거 증후군 환자들이 흔히 겪는 일입니다.
아스페르거 증후군 환자는 겉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 보이며, 개중에는 지능이 매우 높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신경학적 발달 장애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생활하는 데 영향을 받습니다. 이 증후군은 다양한 증상을 수반하며 환자에게 주는 영향도 제각각입니다.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분명 가능합니다. 어떻게 그러한지 클레어의 경우를 고려해 보겠습니다.
마침내 알게 된 병명!
클레어는 어렸을 때부터 말수가 적었고 낯을 많이 가렸습니다.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으며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 가기를 무서워했습니다. 아주 어린 나이에 말을 시작하긴 했지만, 말할 때에는 언제나 같은 어조로 최대한 짧게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규칙적으로 꽉 짜여진 일과에 따라 생활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러한 규칙이 깨지기라도 하면 불안해하곤 했습니다.
학교에 가면 교사들은 클레어가 일부러 까다롭게 군다고 생각해 클레어를 싫어했고, 다른 아이들도 클레어를 괴롭혔습니다. 어머니도 고생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무 근거도 없이 클레어의 행동에 대해 어머니를 탓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클레어는 몇 년 동안 집에서 어머니의 지도를 받으며 남은 교과 과정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 후 클레어는 몇 가지 일을 해 봤지만 일상생활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람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해 번번이 직장을 잃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했던 곳은 요양원이었는데, 그곳의 수간호사는 클레어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클레어는 열여섯 살 때 아스페르거 증후군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클레어의 어머니는 마침내 자신의 딸이 다른 아이들과 왜 그렇게 다르게 행동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한 친구가 아스페르거 증후군에 대한 자료를 찾아 주었는데, 클레어는 그것을 읽어 보고 놀라면서 “내가 정말 이렇게 해? 내가 이런 거야?” 하고 물었습니다. 그 지역의 한 사회봉사 기관에서는 클레어에게 작업 요법을 받아 보도록 권했습니다. 특수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들을 돕는 일에
경험이 있었던 여호와의 증인 크리스가 역시 증인인 클레어를 도와주었습니다. 크리스는 증인들이 그리스도인 숭배를 위해 사용하는 건물을 유지·보수하는 일에 클레어가 자원 봉사를 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현실 세계에서 사는” 법을 배우다
처음에 클레어는 함께 일하던 자원 봉사자들과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크리스에게 간단한 메모를 남겼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말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보다 쉬웠기 때문입니다. 점진적으로, 크리스는 클레어에게 함께 자리에 앉아서 어려운 점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해 보도록 격려해 주었습니다. 크리스는 인내심을 가지고 “현실 세계에서 사는” 법을 클레어에게 가르쳐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만 사는 것은 “현실 세계”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클레어는 이러한 도움을 받으며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일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클레어는 불행했던 과거의 경험 때문에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맡게 되면 대뜸 “전 그런 거 못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크리스는 클레어가 이 문제를 극복하도록 어떻게 도와주었습니까? 그는 클레어에게 쉬운 일을 주면서 “이렇게 하면 된단다” 하고 설명한 다음 “너도 할 수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클레어는 맡은 일을 다하고 나면 매우 기뻐했습니다. 그러면 크리스는 클레어를 따뜻하게 칭찬하고 또 다른 일거리를 주었습니다. 말로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얘기하면 클레어는 잘 기억하지 못했지만, 지시 사항 목록을 만들어 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클레어는 조금씩 자신감을 더해 가게 되었습니다.
클레어는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 숭배를 위한 집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무척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왕국회관 맨 앞줄에 가만히 앉아 있곤 했습니다. 하지만 클레어는 집회가 끝나면 곧바로 일어나 회관 뒤편으로 가서 한 사람과 이야기하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클레어는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게 쉽지는 않아요”라고 클레어는 말합니다. 아스페르거 증후군 때문에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어렵긴 하지만 클레어는 신권 전도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연설을 합니다. 신권 전도 학교는 모든 여호와의 증인들이 자신의 생각을 좀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돕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입니다.
더 큰 어려움을 이겨 내다
크리스는 클레어가 자신감을 키워 나가는 것을 보고 보조 파이오니아로 봉사해 보도록 권했는데, 보조 파이오니아란 여호와의 증인들이 사용하는 말로 다른 사람들에게 성서에 근거한 자신의 믿음을 알리는 일에 매달
50시간 이상을 사용하는 침례받은 증인을 가리킵니다. 클레어는 “전 못해요”라고 대답했습니다.하지만 크리스는 클레어를 격려하면서, 설령 그달에 50시간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로부터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클레어는 보조 파이오니아 봉사를 시도해 보았고, 그 봉사를 매우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클레어는 그 후로도 계속 보조 파이오니아를 했고 즐거움은 더욱 커져 갔습니다. 이처럼 클레어는 점점 더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며, 특히 성서에 관해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클레어는 그리스도인 집회에서 자신이 정규 파이오니아 즉 전 시간 복음 전파자가 되지 못할 이유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도록 격려하는 말을 듣고 그 점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 다음 정규 파이오니아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습니까?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거예요!”라고 클레어는 말합니다. 클레어는 회중 성원들과 더욱 가까워졌으며 벗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습니다. 어린아이들도 클레어를 잘 따르며, 클레어는 그들과 함께 전파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그들을 도와줍니다.
도움을 베풀려면
물론,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전 시간 봉사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클레어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분명 그들도 자신의 생각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클레어는 계획표를 만들어 계속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세심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택한 천직을 잘 해낼 수 있었습니다.
클레어는 자신에게 아스페르거 증후군이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자신이 주변 상황을 바라보는 방식과 그에 대처하는 방법이 일반 사람들과 다른 이유를 그들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클레어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이나 느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니까 사고 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죠.” 함께 차근차근 자세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이 됩니다.
크리스와 클레어는 이와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작은 목표들을 세워서 한 번에 한 가지씩 이루어 나가도록 권합니다. 또한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이해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자중심이 커지고 어려움들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클레어의 경험을 고려해 보면, 참을성을 나타내면서 계속 격려해 주는 것이 아스페르거 증후군 환자들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클레어도 그 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내가 이런 일들을 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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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는 자신에게 아스페르거 증후군이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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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페르거 증후군
아스페르거 증후군은 1944년에 처음으로 그에 관해 기술한 한스 아스페르거 박사의 이름을 따라 명명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스페르거 증후군으로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최근에 와서야 그들을 이해시키고 돕기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의료계의 연구원들은 아스페르거 증후군이 가벼운 형태의 자폐증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장애인지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유발시키는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 돌봄을 받지 못하거나 양육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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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페르거 증후군 환자를 도우려면
아스페르거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나타내고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기 어려워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도 친구를 원하고 또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그들이 일부러 까다롭게 행동하거나 어색하게 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을성을 나타내고 그들의 문제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십시오. 또한 그들은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무언가 설명을 할 때에는 모호한 표현을 피하고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만약에 그들의 규칙적인 일상생활에 변화를 주는 일이 생긴다면 관련된 점들을 자세하고 명확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어쩌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실제로 보여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이 기분 나쁜 장면을 보거나 그런 소식을 듣고서 그에 관해 지나치게 염려하고 있다면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거나 차분한 음악을 들어 보도록 권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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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는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는 법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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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는 클레어에게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일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