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10월 1일 새벽에 인도네시아 공산당(PKI)과 연계된 군대가 쿠데타를 일으켜 군 장성 6명을 암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정부는 신속하면서도 가차 없이 대응했지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끔찍한 대학살이 벌어져 50만 명가량이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살해당했습니다.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간 지 몇 주 뒤에 한 군대 지휘관이 나에게 말해 주기를, 공산주의자들이 제거하려고 계획한 우리 지역 종교 지도자들 명부에서 내 이름이 맨 위에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 지휘관은 그들이 내 시체를 묻으려고 파 놓은 구덩이를 보여 주겠다고까지 했지만 난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상황에서 괜히 그 지휘관을 따라갔다가 누가 그걸 보고 내가 그리스도인 중립을 타협했다는 오해를 하게 될 수 있었으니까요.